나의 장례식을 미리 치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내가 죽은 후의 장례식은 오롯이 산자들이 것이다.
하지만 죽기 전에 한다면 나를 위한 장례가 될 것이다.
배우 박정자씨가 자신이 장례식에 초대했다.
영화 '청명과 곡우 사이'의 장례 장면을 촬영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촬영한 김에 지인 130명에게 직접 보냈다고 한다.
단역배우 대신에 지인들을 참여하게 한 것이다.
"꽃 대신 기억을 들고 오세오"라는 말이 인상 깊다.
장례는 이별의 슬픔과 동시에 생의 절정의 기억이 교차하는 축제이다.
나는 부고장에 무엇이라 쓸 것인가?
부고장을 내가 미리 쓰는 것도 좋을 것이고,
이왕 부고장 쓰는 김에 죽기 전에 장례식을 치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