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외부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어제는 미셔널 포럼에 참석했다.
나의 관심분야이기도 하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현장에서 목회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였다.
듣고 난 후 몇 가지 생각이 정리가 되었는데,
첫째는 미셔널이라는 개념이 통일성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미셔널이라는 개념 속에 다양성이 내포되어 있어서 맞는 말이다.
미셔널을 '선교적'이라는 용어로 번역하기에는 부족하다. 거기에는 해석이 필요하게 된다. 오히려 '사명적'이라는 용어가 여전히 부족하지만 적절하다 싶다.
왜냐하면 하나님나라 복음의 주체인 예수님으로 부터 보냄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살아내야할 사명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사명의 이야기는 다양하다.
그래서 인지 발표하는 목사님들의 케이스(사명)들이 너무 다양하다. 미셔널처치의 개념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얼듯 보면 미셔널 처치가 뭐야?라고 반문하기 쉽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미셔널 처치를 개념적으로 한 울타리안에 정의하려는 시도는 필요해보인다. 하지만 자신과 지역교회의 사명을 포괄적인 미셔널 처치 개념으로 정의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서 아쉽고 더러는 불편해 보인다.
두번째는 첫번째 이유와 연관지어 말하자면, 자칫 미셔널처치 운동으로 자신의 사역을 설명하다보니까 현장의 이야기는 많지만 정작 그 이야기를 생산해 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이야기를 생산해 내는 사람들은 주로 교회 공동체일 것이다. 그 이야기가 주로 목회자에게 초점을 맞춰져 있다.
또한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주이다. 왜 그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네러티브를 별로 듣지 못했다. 물론 나의 한계일 수 있다. 이미 다른 세미나에서 했을 수도 있고 그런 기본적인 것은 건너 뛰고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교회와 목회를 배우고 고민하면 할수록 열매를 이야기하는 것이 공허하게만 느껴진다. 오히려 사명을 이루어가는 과정 중에 나와 공동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이고 그것을 극복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를 알고 싶어 진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성경에서 사도바울이 경험했던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우리 가까이서 이미 경험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지 이 포럼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지성근 목사님이 했던 이야기이다. 기억나는 대로 이야기하자면,
"미셔널 처치 운동의 선구자로서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운동을 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사역 현장에서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나의 고민은 가정이다. 정작 가정에서 미셔널하지 않았다는 생각이든다. 대학생 딸 아이가 신앙생활을 하지 않고 있다. 그 동안 부모를 따라 교회를 다녔지만 이제는 자신의 생각에 따라 교회를 안 다닌다."
포럼을 듣고 난 후 더욱 분명해진 것은 미셔널처치의 열매와 사역보다는 사람에게 열쇠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명을 깨달은 사람들을 일으키고 그들과 더불어 함께 하나님나라를 펼쳐가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해 보인다. 총체적인 하나님나라의 실현이라는 생각으로 포괄적인 대상과 결과를 기대하며 사역하기에는 상당히 막연하다. 그에 걸맞게 한 사람, 한 영혼이 하나님나라의 복음으로 살아가도록 진실되게 목양하고 훈련하며 본을 보이는 것이 미셔널처치 운동을 하는 목회자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내가 사명을 깨달고 살아가는 대로 함께 하는 공동체 식구들에게도 사명을 깨닫게 하고 그렇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 목회자의 가장 근본적인 사역이라고 다시 깨닫게 된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미셔널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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