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단체에서 교회를 배우다. 선교단체에서 교회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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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단체에서 교회를 배우다.

가족이야기

by Sungmin Kim 2016. 6. 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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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잊지 못할 경험이 있는데 그것은 선교훈련이다. 

나와 아내는 선교사가 되기 위해 각자 준비를 해 오고 있었다. 내가 신대원에 들어간 것도 선교준비의 일환이었고, 아내는 이미 선교대학원을 마무리할 즈음, 우리는 알게 되어 결혼을 하였다. 신혼의 삶은 선교준비를 위한 시간들이었다. 그러다가 때가 되어  WEC국제선교단체의 캐나다 훈련본부로 선교훈련을 떠났다. 그곳에서 1년 4개월 동안 훈련을 받으면서 아주 특별한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우선적으로, 그 기간 동안 선교사로서 나를 평가하는 시간이었다.  

선교훈련원은 스탭들과 훈련생 가족들이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주중에는 공동 식사를 한다. 아침식사는 간단하게 식당에 준비된 시리얼이나 빵을 먹고  점심과 저녁은 주방요리를 전담하는 스탬이 마련한 요리로 함께 식사를 한다. 저녁에는 순서를 정해서 훈련생들이 만찬을 준비하기도 한다. 아무튼 공동주거공간에서 공동식사를 하기에 개인 생활이 오픈될 수 밖에 없었다. 주말에는 각자가 해결해야했다. 하지만 훈련생들을 위한 개인 부엌이나 냉장고가 없이 공동으로 사용해야했다.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훈련생들은 점점 소소한 일에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냉장고 안에 남은 음식물 저장하는 것, 주중에 자녀들 돌보는 것, 자녀들끼리 서로 싸우고 난 뒤 해결하는 방법, 싱글과 가족들 간의 미묘한 갈등 등, 같은 한국선교사님들끼리 반목과 싸움들이 커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다른 나라에서 온 훈련생 가족과도 다투곤 했었다. 문화차이는 국경이 없었고 오히려 한국 사람들 간의 차이와 그  간극이 상당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사실 대부분 한국사람들은 목회자들과 선교단체에서 많은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이미 나름 준비되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선교사로 파송 받기 직전 마지막 절차를 거치는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나는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 그것이 WEC이 바라는 것이었지만 많은 선교사님들이 이런 공동체 생활을 단지 힘들었던 추억?으로 넘겨버리고 마는 것이 안타깝다.   


선교사들과의 갈등을 통해서 제 자신의 연약함을 보게 되었고 내가 과연 적합한 사역자인가 돌아보게 되었다. 선교사로서 부르심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예수님의 제자로서 부르심에 대해서 내 자신을 다시 점검하였다.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심각한 죄인인 것과 나를 십자가를 통해서 하나님의 자녀와 백성으로서 부르셨다는 확신이 나에게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제 마음에는 그렇게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면서 많은 활동을 했고 신학교를 졸업하고 선교사가 되겠다고 헌신까지 한 이 시점에 와서야 이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까하는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찼다.



두번째는 교회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훈련 도중 여러 갈등을 겪고, 또한 그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아픔들이 있었다. 그러나 반면에 그것이 곧 교회 공동체의 생태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선교는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백년동안 헌신해 온 WEC국제선교단체가 가르치는 중요한 내용이다. 선교는 선교사들이 먼저 교회됨을 이룰 때 복음을 전하는 토대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선교는 그 교회됨을 타문화에 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교현장에서도 개별적으로 사역하지 않고 팀이 조직되어 있다. 많은 선교사님들이 교회를 경험하지 못하고 선교지로 떠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교회를 경험하지 못한 선교사들의 비전은 대부분 성공적  프로젝트를 통해서 사역의 지경을 넓히는 것에 있다. 


뼈아픈 경험들을 통해서 근본적인 복음에 대한 깨달음과 훈련이 실천되어야 할 곳에 눈을 뜨게 되었는데 그 것이 곧 교회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러자 목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선교훈련의 과정은 하나님나라의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배우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미 내가 자란 교회에서 이런 것을 배우고 살아왔다면 좋았을 것을, 선교단체를 통해서 교회를 배우게 되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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