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머니가 점점 몸이 쇠약해간다.
김천 누나집에 있는 부모님을 뵈러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내려왔다.
부모님을 모시고 면에 있는 복지관 목욕탕에 와서 아버지의 몸을 닦아 드렸다.
그렇게 건강하던 몸은 이제 탄력있는 곳은 하나도 없다. 피부가 축 늘어져 있다.
타올로 몸을 닦는 내내 조심스럽다. 이제 때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마랐다.
탕에 들고나오는 것도 힘들어 하신다.
목욕이 끝나고 주변 공원에서 산책을 했다.
손자들은 운동기구에서 재밌게 놀고 있고 할아버지는 그것을 지켜보고 계신다.
언제가 그 시절이 있었고 언젠가 그 시절이 다가올 것이다.
나는 그 중앙에 서있다.
인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아버지의 인생이 못내 섦다가도 그분의 삶이 감사하다.
그분은 충분히 자녀들에게 사랑을 남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