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광해, 왕이된 남자

세상읽기

by Sungmin Kim 2012. 11. 10. 10:27

본문

며칠 전에는 영화를 한편 보았다. 꼭 보고 싶었던 영화라서 혼자라는 이유 때문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그 영화는 "광해, 왕이 된 남자"이다. 이병헌과 류승룡이라는 걸출한 배우와 특별출현한 김명곤, 이들이 아니더라도 줄거리 자체에 대한 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사실 출현배우 중에는 사극에는 별로 맞지 않을 것 같은 이병헌 보다는 류승룡에게 관심이 더 가졌던 것 사실이다. 왜냐하면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는 영화에서 카사노바의 연기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도 내용상 상 전체적으로 진지하게 진행되지만 그의 캐릭터는 표정과 행동에서 관객들을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왕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고단한 일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정치 세계에 오랜 동안 몸담아 왔던 사람들에게 조차도 그것이 별로 매력적으로 보인지 않는다. 왜냐하면 왕은 그 신하들의 집단적인 행동 앞에서 그 권력이 한없이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왕보다는 그 권력을 자기 집단의 권력으로 사유화하려는 신하들의 정치적인 암투가 더 매력있어 보인다. 그래서 왕은 자신이 아닌 또 다른 나를 앞세워 자신을 지키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광해가 그랬다. 그 가짜왕은 자신의 모습을 너무나도 빼닮은, 왕이 아니었으면 그렇게 살고 싶었던 또 다른 나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정치적 암투에 시달릴 즈음 그 가짜를 보고 광해는 사뭇 놀랬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갈 마지막 즈음 클라이 막스에서 그가 돌아오기 전, 도승지 허균이 가져다 준 승정원일기를 다 읽고 나서 그 가짜왕이 그 동안 왕으로서 행했던 일들을 통해서 자신을 찾았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태생적으로 한 나라의 왕으로서의 나를 발견하지 않았을까.

그 가짜왕은 진짜로 왕이 되는 꿈을 꾸었다. 그래서 도승지가 이렇게 말한다.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는 왕이 그 대의 꿈이라면 그 꿈.. 내가 이루어 드리리다." 보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그래도 될 것 같고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가짜왕은 그 꿈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다친다면 그 꿈을 포기할거라고 말하고 내 꿈은 내가 꾸겠다고 말하고 떠날 것을 결심한다. 떠나게 되면 한 번 왕이 되었던 사람이라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사람들이 생겨났다. 비록 그는 가짜왕이었지만 그를 진짜로 여기게 된 사람들 말이다. 도부장의 입을 통해서 표현되는데, "너희들은 가짜일지 모르지만 나는 진짜다." 정치꾼들에게는 그가 가짜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진정으로 왕이 어떠함을 갈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가 보여준 마음과 인격과 행동을 통해서 그 이미 가짜가 아니라 진짜로 자리자게 된 것이다.

내가 목사이기에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목사다. 목사로서의 외형적으로 갖추어야할 조건들은 다 갖추었기에 나는 목사다. 여기저기에서 목사로 인정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행동하라고 말해주고 있다. 점점 전형적인 한 목사가 되어간다. 이것이 진짜일까? 지금 진짜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가짜이고 지금 가짜라고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그 모습이 아닐까? 나는누구인가?" 

11.10.12

'세상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땅밟기  (0) 2010.11.04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