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가 은혜를 낳으려면... 은혜가 은혜를 낳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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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가 은혜를 낳으려면...

일기

by Sungmin Kim 2016. 8. 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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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무덥다. 더운 것 보다는 습하고 쾌쾌한 공기 때문에 더욱 견디가 힘들다. 

어제는 아이들과 점심을 먹고 찜질방에 가려고 나섰다. 그곳에 가면 시원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데 뒤에 차가 막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세상에! 한 번 쓸쩍 보기만 해도 내차 바로 앞에 세워놓 차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더위 때문에 내 정신이 눈내리는 겨울로 출장가버렸다. 

마음 한 켠에는 짜증과 속상함과 함께 살짝 스친 것인데 그냥 갈까하다가 다시 정신 줄을 잡았다. 차주인이 나중에 보면 얼마나 짜증날까 이 더위에 하는 생각에 미치자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아서 메시지를 남기고 찜질방으로 향했다. 속으로는 돈벌이를 하지 않을 때 꼭 이런 일이 터진다니까라고 투덜거렸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보험처리하면 그만이지만 이런 경우 미미하니까 그렇게 하면 보험료가 턱없이 인상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현금거래고 타협하는 것이 상책이다. '오늘도 돈 십만원 벌었다.'

아이들과 찜질방에서 노는 내내 혹시 전화가 오지 않을까 신경이 쓰였다. 

결국 저녁 11시가 다 돼서 전화벨이 울렸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상대방이 아주 친절하게 나왔다. 오히려 괜찮다며 찌그러지지도 않고 살짝 스크레치가 난 것이라 염려하지 마시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나.^^

사실 내 차 뒷 범퍼에는 누가 봐도 확연하게 확 긁킨 자욱이 있다. 교회 주차장에 세워놨는데 어느 성도가 차를 빼다가 긁고 갔다. 나중에 누가 그랬는지 알게되었다. 

최소한 메모라도 남겨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그렇다고 배상을 요구할 것도 아닌데. 더욱 속상한 것은 그것을 목격한 목사님이 그분(서로 잘 알고 있다)에게 잘 못을 이야기 하지 않고 나에게 고자질 하듯이 일어 줬다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하겠나. 그분께 찾아가서 당신이 내 차를 이렇게 긁고 갔다, 목격자가 있다라고 말해야 하는가? 난처한 상황이다. 나중에 그 목사님에게 이런 경우는 나게에 누가 그랬는지 알려주시보다는 사고 당시(그분은 무시하고 그냥 갔다) 그 차주에게 상황을 이야기 하고 피해당한 차 주인이 누구라는 것을 말해 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면 그 분이 나에게 와서 미안함을 표시하면 나는 '용서'를 베풀면 된다. 서로에게 은혜이다. 그러나 그는 웃어 넘긴다. 은혜는 없고 회복이 일어나지 않는다. 

어찌하든 나는 어제 은혜를 입었다. 지난 번 내가 은혜를 베풀어서 은혜가 돌고도는 것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아니지 내 경우는 은혜가 아니라 '억울함이지'라는 생각이들자 서글퍼진다.ㅜㅜ. 

피해를 가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보상하려는 사회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억울함을 풀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떠한 수단도 차단되거나 그것을 이용하기에는 무기력한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교회가 되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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