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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저리 클럽

내가 읽은 책

by Sungmin Kim 2012. 11. 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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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것이 때론 아름다울 때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과거를 빨리 잊어버리고 기억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들 한다. 그것이 고통과 아픔을 주었던 기억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면 계속해서 되새기고 싶어 할 것이다. 마치 추억의 사진앨범을 꺼내서 옛 이야기를 상기하듯이 말이다.

 

최인호씨가 쓴 이 책은 자신의 고교시절을 회상하며 우리에게도 같이 그 시절을 되돌아 보도록 권유한다.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머저리클럽'의 회원들이다. 질풍노도와 같이 질주하는 자신의 삶들을 진지하게 파헤쳐보려는 철학자들이며, 때로는 식당에서 밥값을 뗑까먹고 도망치는 악동이자 부모님의 마음을 썪게 만드는 불량아이기도 하다. 또한 그들은 풋사랑이 만들어낸 문학소년/소녀들이며 미래를 꿈꾸며 세상을 포효하는 꿈쟁이들이지만 또한 불안한 미래 속에 어쩔줄 몰라하는 철부지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머저리들이다.

 

그러고 보면 무엇보다도 사춘기 고교시절을 추억으로 회상할 수 있는 것은 친구들 때문이다. 많은 동료들이 있지만 유득 함께 잘 어울렸던 친구들이 있었기에 그 시절을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그 시절이 있었기에 참다운 사회인으로 성숙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지금의 고교시절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 때나 지금이나 부모들은 자녀들을 머저리로 만들지 않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머저리로 살도록 만들지나 않나 모르겠다.

 

내 아이들을 볼 때마 내 자신이 그들을 보는 기준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세상에 찌들린 삶의 기준과 사고를 가지고 그 아이들의 행동들을 판단하고 있기 때문 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0대 중반을 향하고 있는 성인의 잣대를 들이대곤 한다. 단지 아이들이 머저리가 되는 것이 싫을 뿐이라는 이유만으로. 몹쓸 아빠이다.

 

나의 고교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는 정말 머저리였다. 그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젊었는데도 젊잖게 살았다면 어른들이 보기에는 만족스러울 지 몰라도 정말 재미 없는 삶이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듯이 나의 자녀들이 그 나이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녀석들 젊잖네" 보다는 "야 이녀석들 개구장이네"라는 말이 그들에게는 어울리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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