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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코드

내가 읽은 책

by Sungmin Kim 2011. 5. 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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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2006년 지은 "한국인 코드"라는 책을 읽었다. 이 곳에 살아가면서 또한 살아왔던 문화배경이 다른 사람들과 사역하면서 한국인으로서 나의 정체성이 과연 무엇인가 알고 싶기도 해서 마침 아이들 데리고 도서관에 들렀다가 이 책이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잃어내려 가면서 드는 생각은 이 책에서도 밝혔듯이 한국에는 한국학이라는 학문이 약하다는 것이 피부로 와 닿는 것 같다. 우리 한국 사람은 자신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내 자신만 해도 잘 모든다. 여러가지 성격유형 검사를 통해서 살펴보면, "아, 맞아. 이게 내 성격이야"라고 맞장구를 치지만 내가 맞닥드리는 상황마다 다르다. 우유부단하다라고 판단받을 수 있겠지만 단순하게 정리하기에는 너무다도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있다.

이 책의 소제목에서 이미 한국사람의 특성을 어떻게 풀어나갈까를 금방 눈치채게 만든다. "너나 잘하세요", "빨리빨리",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최고 최대 최초", "정", "6.25", "소용돌이", "서열", "아버지", "목숨 걸고".
이런 제목들만 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우리 문화나 국민성을 이렇게 단순하게 정의내리기에는 풀리지 않는 복잡성이 있다. 여태껏 우리가 우리를 잘 모른다고 생각했다면 이런 단순한 정의로 환원해버리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나의 경험으로 봐서 이 곳 출신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 곳 문화 배경에서 자란 이들에 비해 나를 잘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저런 특성들은 우리나라의 국민성에 해당되는 것만은 아니다. 

이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예를 들어 "빨리빨리" 문화는 미국사람들이 더 심한 경우도 있다. 소위 말하는 패스트음식은 이 곳에서 탄생했다. 여유있게 밥먹을 시간도 없이 강의를 들으면서 식사를 하고, 일하면서 식사를 하며, 심지어는 걸어가면서 식사를 하기도 한다. 또한 "서열"에 있어서는 우리 문화는 새발의 피다. 후기 이민자들이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다. 앵글로 색슨족에 피부색이 하얀 기독교인들이 이 땅에서 벽 넘어의 사람들이다. 안타깝게도 양반과 상놈의 구별이 끝난 한국에서 이 서열 문화를 이들의 방법으로 고착화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자본주의 사회인 두 나라에서 돈이 그것이라 생각된다.

마음에 깊이 와 닿는 부분이 있다면 상식을 이야기 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이미 지나간 노무현 정권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지만 내가 처한 상황에서는 깊이 생각할 여지를 남게하는 이슈였다. 얼마 전까지도 당연히 모든 부분에서 상식이 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졌었다. 특히 목회자인 나로서는 교회 사역이 상식이 너무 없는 몰상식한 행태가 이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목회는 상식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상식이라는 것도 문화적인 배경에 따라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쉽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 아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옳은 일이니까 안 되도 그만 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라고 말하면서 상식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책임 윤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목회자로서 적용하자면 성경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우리가 처한 상황에 잘 적용하는 것이 소위 "상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에서 배운대로 가르치고 행하면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절실히 공감하고 어쩌면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요소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것에 머무르게 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이 책에서 지적했듯이 오히려 "상식 폭력"이 생길 우려가 있다. 그렇게 되면 율법주의로 흐르기 쉽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지키기 위해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치기 쉽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이웃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율법의 완성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본질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옳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우리 목회자들은 뼈를 깍는 각성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 말씀을 적용해야 할 대상은 회중들이다. "원론과 상식"을 넘어서 그들과 때로는 부딪히고 서로 상처입는다 하더라고 그들과 마음을 나누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관계를 자연스럽게 회중들이 하나님과 독립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양이다. 우리 민족에게만 있는 관계 중심적인 정서는 바로 "정"이다. 정 때문에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만 반대로 그 정이 우리 민족에게는 "상식"이다. 어떻게 문화적 산물인 그 상식 속에 말씀을 잘 적용할 것인가 그리고 성도들에게 적용시킬 것인가 나의 큰 숙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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